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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가림막·교토 골목 통제 — 오버투어리즘으로 달라진 일본 여행지들

by tripa34 2026. 4. 26.

후지산 가림막·교토 골목 통제 — 오버투어리즘으로 달라진 일본 여행지들

일본 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최근 들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이랑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겁니다. 유명 관광지에 새로운 규제가 생기고, 특정 장소는 아예 접근이 막히거나 촬영이 금지됐습니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리면서 생기는 부작용,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각 지역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겁니다.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여행 전에 알아두면 현지에서 당황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후지산 — 사진 명소에 가림막이 생겼습니다

일본 야마나시현에 있는 편의점 맞은편은 후지산 촬영의 명당으로 소문이 난 곳입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사유지를 침범하고 불법 주차를 하는 등 무질서 행위가 끊이질 않자 마을 측은 결국 가로 20m, 세로 2.5m의 가림막을 설치해 후지산 배경을 아예 가리기로 했습니다. Visitkorea

SNS에서 퍼진 사진 한 장 때문에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린 결과입니다. 현지 주민들은 무단 사유지 침입, 불법 주차, 소음 문제로 일상이 흔들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가림막은 그 불만이 극에 달한 결과물입니다.

후지산 자체도 달라졌습니다. 등산 통행료가 도입됐고, 일일 등산객 수 제한도 운영 중입니다. 성수기에는 새벽부터 줄을 서야 입산이 가능한 상황이 됐습니다. 후지산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야마나시현 또는 시즈오카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운영 방침을 확인하는 게 필수입니다.


가마쿠라 — 철길과 골목이 위험해졌습니다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배경으로 유명해진 가마쿠라에서는 쓰레기를 아무렇게 버리거나 사진을 찍으려고 위험한 철길에 불쑥 들어가는 아찔한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전통가옥이 많아 호기심에 함부로 엿보는 관광객도 있어 현지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Visitkorea

에노덴 철길 건널목은 슬램덩크 오프닝 장면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몰리는 곳입니다. 열차가 오는데도 철길에 서서 사진을 찍는 행동은 본인의 안전뿐 아니라 열차 운행에도 지장을 줍니다. 가마쿠라시는 이 구간 일대에 관광객 행동 지침을 설치하고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마쿠라 전통 주거 지역인 골목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용한 주택가에 관광객이 들어와 사진을 찍거나 큰 소리로 대화하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교토 — 버스가 관광객으로 가득 찹니다

교토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해외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수학여행 등으로 워낙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무지막지한 방문객 수를 자랑하며, 이 때문에 시민들이 버스 이용을 제대로 못하는 등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Nate

교토 시내버스는 원래 현지 주민들의 주요 이동 수단인데, 기온·아라시야마·킨카쿠지 노선은 관광 성수기에 관광객으로 가득 차서 현지 주민이 정류장에서 여러 대를 그냥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교토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객 전용 교통수단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일부 시간대 버스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온 일대 골목길도 촬영 제한 구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이코·게이코를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행동, 사유지인 골목길 진입, 새벽 시간대 소음 등이 문제가 되면서 일부 구역은 관광객 진입 자체를 제한하거나 촬영 금지 표지판을 세웠습니다.


달라진 여행지에서 지켜야 할 것들

이런 변화들이 여행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 한 장을 위해 규칙을 어기거나 현지 주민의 생활 공간을 침범하는 행동이 결국 더 강한 규제를 불러온다는 겁니다.

현지에서 지키면 좋을 기본 원칙들이 있습니다. 사유지와 공공장소 경계를 확인하고 무단 진입하지 않는 것, 철길이나 차도에서 사진을 위해 멈추지 않는 것, 주택가 골목에서 큰 소리로 대화하지 않는 것, 쓰레기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 버리는 것입니다.

특히 SNS에서 본 사진 명소를 찾아갈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 사진이 찍힌 시점에는 괜찮았던 장소가 지금은 접근 제한이 생겼거나, 촬영 자체가 금지됐을 수 있습니다. 방문 전에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오버투어리즘,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역대 최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관광 수입을 늘리면서도 지역 주민의 생활을 보호하는 균형을 찾으려 하고 있지만, 당장 뾰족한 해법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입니다. 인기 관광지 대신 덜 알려진 곳을 찾아가는 것, 그리고 어디를 가든 현지 주민의 일상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여행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좋아하는 일본 여행지를 오래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건 여행자들의 태도에도 달려 있습니다.